내 직장은 항공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고 내비게이션에도 검색되지 않는다.
나는 내일 교도소로 출근한다. 교도소에 처음 출근하던 날 선배는 노트에 무언가를 써서 건네줬다.
일 살인자를 제압하는 방법 강간범과 대화할 때 필요한 것 삼 조폭과 마약사범에게 지시할 때 참고 사항 그리고 선배는 말했다.
여기 세상 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
앞으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될 거야.
일 조폭에게 맞은 노인의 사정 심야의 교도소를 순찰할 때였다.
네 교도관님
누군가가 창문 옆 벽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육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삐쩍 마른 노인이었다.
취침 안 하고 뭐 하는 겁니까? 그런데 노인의 눈이 이상했다.
실핏줄이 다 터져서 눈동자가 안 보일 정도였다.
눈이 왜 이래요? 누구한테 맞은 겁니까? 이 방에서 폭행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연약한 노인이 폭행을 당하고도 말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노인과 함께 의료과에 가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재차 노인에게 물었다.
솔직히 얘기해 보세요. 누가 폭행을 했습니까? 노희는 두려움에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나는 폭행한 가해자와 격리시켜주겠다고 노인을 설득했다.
사실 저희 방에 조폭이 하나 있는데 제가 늙어서 냄새 난다며 화장실 앞에서 자라더라구요.
어제 제가 깜빡하고 창문 앞에서 잠들어 버렸더니 제 얼굴을 밟았어요.
자고 있는 사람 얼굴을 밟았다고요? 믿겨지지 않았다.
그 조직 폭력범은 20대 초반으로 노인과 마흔 살이나 차이가 났다.
다음 날 아침 가해자는 징벌방으로 옮겨졌다.
나는 근무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 그 노인의 인적 사항과 사건 개요를 열었다.
사건 개요 64살 피고인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당시 유치원생 양을 칼로 위협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원룸으로 데리고 가 차마 읽고 싶지 않은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노희는 여자 아이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전과 6범이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시간이 지날수록 노인의 표정은 밝아졌다.
곧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매일 운동장을 뛰었다.
교도관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요즘 살맛 납니다.
가해와 피해가 뒤섞인 이 공간 무엇이 정의 실현일까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이 다 듣고 있습니다. 3분 지났습니다.
전화 끊겠습니다. 수용자들이 통화를 할 때 나는 데스크에서 통화를 감청한다.
한 명의 통화가 길어지면 뒷사람들의 시간이 잘릴 수 있다.
그것을 통제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여자친구한테 전화 걸겠습니다. 교도관님 한 남자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번호를 눌렀다.
수화기 너머 여자가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그 사람이 죽은 건 맞지만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니까 난 과실 치사로 금방 나갈 거야.
길어야 3년. 변호사가 그러는데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절대 살인죄로 판결할 수 없대.
그럼 다행이고 우리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
오빠 나올 때쯤 가을이니까 강릉 놀러 갈까?
강릉으로 되겠어 비행기는 타야지. 고의든 아니든 사람이 죽었는데 그들은 태평하게 여행 계획을 짜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잠시 후 법정 재판 근무에 투입됐다.
공교롭게도 아까 그 남자를 법정에서 다시 만났다.
검사는 그를 살인죄로 기소했다. 남자는 지인과 술자리에서 말다툼 끝에 벽돌로 상대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한다.
피해자는 사망했고 남자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변호사는 남자가 살인할 의도가 없었으며 방어하려고 벽돌을 휘두르다가 그만 상대의 머리에 맞은 것이라고 변론했다.
남자의 표정엔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며칠 후 그의 선고일이 다가왔다. 재판장이 판결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방어의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은 일회의 벽돌을 맞고 쓰러진 피해자의 몸에 올라타 이회, 삼회 연이어 벽돌로 피해자를 가격했습니다.
남자의 안색이 점점 보랏빛으로 변해갔다.
주문 피고인을 징역 이십 년에 처한다.
그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며칠 후 그는 다시 통화 신청을 했다.
견호관님, 여자친구에게 걸겠습니다. 여자친구는 다신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삼
용서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교도소에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아야 함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해자들이 있다.
피해자가 아닌 판사에게만 용서를 구하는 가해자도 있다.
어느 날, 한 수용자가 바닥에 엎드려 우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 있어요? 일어나서 얼굴 보여주세요.
혹시나 폭행 사건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염려되어 다그치니 수영자는 눈물을 닦으며 편지 한 통을 건넸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드디어 당신을 용서할 수 있어서 오히려 제가 축복을 받은 것 같네요.
새로 태어난 기분입니다. 수용자는 한참을 오열했다.
그는 몇 년 전 사소한 시비 끝에 둔기로 피해자를 폭행해 평생 걸을 수 없는 장애를 안겼다.
그 후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었고, 결국 피해자는 진심으로 그를 용서했다.
용서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그는 매일 피해자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그때 알았다. 가해자의 교환은 재판장에서, 교정시설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용서만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니 용서는 판사에게 청하는 것도 아니고 검사에게 구하는 것도 아니다.
용서는 피해자에게 받아야 한다. 현직 교도관이 들려주는 진짜 교도소 이야기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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