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새벽 찬 공기를 뚫고 찾아간 강남의 어느 호텔 앞 동이 트자마자 한 무리의 앳된 얼굴들이 호텔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얼핏 봐도 10대 중후반에 불과한 나이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만난 이 낯선 조합이 강남 일대에서는 흔히 목욕할 수 있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중이 때부터 계속 주기적으로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면 다니더라고요.
방학 때만 가는 친구들도 있고 주말마다 가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호텔에서 출발한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학교를 공주에서 다니고 있으니까
울산에서 자라
충남 홍성 군이
경남 창녕군에 삽니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대치동 학원가의 방학 특강을 듣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학생들
학원 수업과 호텔 숙박을 연계한 과정은 1천만 원이 넘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로 상황을 이룹니다.
출신 지역은 달라도 목적지는 하나 바로 여깁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조용히 객실을 지켜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빌려 쓰고 있는 대치동 입시 학원의 강사입니다.
저는 퇴근이 따로 없구요. 새벽 두시에 애들 이제 거의 장거 확인하고 나서 여기 가니 의자에서
잠깐 쉽니다.
보호자이자 감독관인 이들은 밤새 비상 대기 중인데요.
어 이거
밴드랑 그리고 이제 애들이 막 체양하거나 그러면
소화 불량
이곳에 머무는 동안은 외출 금지에 외부와의 연락도 엄격하게 차단합니다.
몰래 이제 핸드폰이나 태블릿을 들고 오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거를 미리 2시에 가끔씩 한 번 점검을 해서 압류하려고 예 다섯시 오십팔 분이
정확히 6시가 되면 학원 선생님들의 가장 고된 업무가 시작됩니다.
기상합니다.
객실마다 일일이 찾아가는 모닝콜.
아이고 힘드네.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은 방문입니다.
어머니 잠 깨 잠 깨세요. 태훈아 잠 깨는
응
흉하지? 네 어저께 몇 시에 잤는데?
아직도 모르지 어제
2시쯤
어제 아무 숙제하다가
방 한켠에는 치열했던 간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집을 떠나 엄격한 합숙 생활을 시작한 아이들
제가
두세 명이 함께 생활하는 호텔방 안에서는 잠자고 공부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티비 같은 거는 안 봐요. 티비는
tv는 이게 선이 끊겨져 있어서
tv를 아예 못 보게
천을 끌어 놓고
이 전화도 외부에 전화를 못하게 다 끊어놓는
그냥
방 안에 있어라.
다른 행동을 생각하지 마라. 제가
시작한 거여서
끝까지 하고 싶어서
힘들어서
참고 하고 있어요.
자 5분 남았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호텔에서 묻고 있는 학생들은 모두 지방에서 왔습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각
22명의 아이들을 태운 버스는 차가운 새벽길을 달려 최종 목적지 대치동으로 향합니다.
호텔에서 학원까지 15분 남짓한 짧은 시간도 늘 아쉽습니다.
이제부터는 쪽잠을 잘 새가 없습니다.
여섯 시 기상 서 여섯시 사십오 분에 셔트를 타고 그 다음에 일곱 시에 학원 도착해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그리고 약 한 삼십 분 정도 단어 암기 및 뭐 전날 배운 수업 정리 좀 하고 여덟시 십 분부터 이제 영어 오십 개의 단어 암기 하는 거 테스트가 있구요.
이제 이십오 분부터 수능 특강 영어 듣기 그리고 이제 아홉 시부터 정규 수업
그다음에 다섯시 오십 분부터 여섯시 오십분까지 저녁시간 그 다음에 열 시까지는 어 자율학습 피드백 특강 이렇게 해서 총 10시까지 하루를 아이들은 지내게 되죠.
다음 시험 봅시다.
8주 동안 계속되는 겨울방학 특강 일명 윈터스쿨은 매일매일이 시험입니다.
전국에서 온 경쟁자들의 실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죠.
여기 애들은 보면 조기 교육도 많이 받고 선행도 엄청 하던데 홍삼에서는 그냥 딱 그 학교 교과 과정에 맞게만 공부를 했어서 만약에 저도 여기서 살고 그렇게 공부를 했다면 더 지금 잘하고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시험을 보는 만큼 공부를 하지 않고는 배길 재간이 없습니다.
저희가 학습량이 많으니까
우리가 이제
하루 분량이
보통 이제
지방에 담고 하고는
아니면 한 달 분량이에요.
밥 먹고 잠자는 시간만 빼고 오롯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두 개를 떼는 거예요.
네
그러나 학원비에 호텔 숙박비까지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지방 학생들로 해서 기숙형으로 했을 경우는 8주 과정이 되면 한 천에서 천이백 정도 그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십니다.
생활비까지 합하면 더 큰 돈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기숙형 윈터스쿨은 조기 마감되기 일쑤입니다.
도대체 대치동은 뭐가 다른 걸까요?
대치동에는
뭐라도 있겠지라는 그런 막연한 믿음 솔직히 수험생들을 많이 보고 경험하시고 그리고 그런 자료가 이미 대출등이 너무 넘쳐나잖아요.
나도 그걸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까지 접할 수 있었던 자료들이 이것만 가지고는 내가 수능을 볼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또 중학교는 좀 시골에서 다니다가 이제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를 진학했는데 가서 보니까 서울에서 보기에는 지방인 친구들이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좀 저랑 많이 차이가 난다고 느껴서 대치동에 있는 친구들은 나랑 또 얼마나 차이 차이가 날까 그런 거 좀 느껴보면서 조금 더 자극적으로 공부하고 싶어가지고
대치동에서 윈터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학원
창녕에서 온 윤서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처음으로 지역 격차를 경험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1등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미리 선행을 다 하고 오는 친구들이 좀 많았고 과탐도 다 한 번씩 다 돌리고 오고 해서 뭔가 좀 처음에는 좀 적응하기도 힘들었고 사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가 뒤처진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초등학교 때도 그렇고 그냥 제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으니까 좀 많이 불안했던 것 같아요.
이대로 서울 아이들과 입시 경쟁을 하자니 덜컥 겁부터 났습니다.
뒤늦게 따라잡으려니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대치동이라는 가장 치열한 입시 전쟁의 한복판에서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싶었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 시험을 보는 무거운 압박감 속에서 윤서는 지난 한 달을 버텼습니다.
그래도 숙소를 함께 쓰는 친구가 있어 조금은 덜 외로웠던 날들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뭐라도 찍어보겠습니다.
일단 방은 이렇게 생겼어요. 사실 이 불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학원과 연계된 숙소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건 취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근데 저희 일사
거의
무한 반복이에요. 이 아이 보신 게 두 달 동안 그냥 반복.
대치동에서의 하루 일과는 학원과 숙소를 오가는 게 전부입니다.
걸어서 3분 남짓한 이 짧은 길이 서울에서 본 유일한 풍경입니다.
갑자기 앞에 바로 넣을 때 있잖아요.
알았어. 바로 앞에 롯데 올 때가 있는데 제가 원래 거기를 마지막 날 이제 데미 데리러 가고 싶었는데 왜냐하면 저에게는 한정된
시간이 있으니까
279일밖에 안 남았을 거예요. 아마 오늘 기준으로
279년에
제 몫을 다 해야 되는데
그 목소리를 하려고
오늘 놀 수 없죠.
학원 수업이 끝나는 밤 10시 이후에도 공부는 계속됩니다.
서울 아이들과 경쟁하려면 밤잠을 줄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환경에서 받는 영향이라는 게 있잖아요.
주변의 친구들이 다들 공부하면 나도 공부 나도 해야 되나 뭔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저희는 서울에 비해서 비교적 학업에 열정이 많은 친구들이 있는 게 아니니까 뭔가 학원 한두 개만 다녀도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그런 걸 좀 일찍 느꼈더라면 지금 좀 달라졌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방학뿐만 아니라 매주 대치동을 찾는 지방 학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주말 뭐 자물쇠 반 주말 집중반 뭐 이렇게 해서 아이들이 이제 에스알티를 타고 대전 대구 부산에서 올라와서 이 근처에서 숙박을 해요.
그러니까 금토 이틀 자는 거죠.
출신 지역은 달라도 목적지는 같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오는 게 목표예요.
친구들은 지방 대학을 안 가려고 해요 사실 지방 대학 합격해도 재수 하는 친구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여기 나오면 취직 안 된다 인생 실패한 거다 일단 지방대 나오면 무시를 받고요.
지방대 나왔다고 약간 성실하지 못한 학생이나 뭐 공부 못하는 학생 그렇게 제 고등학교 시절이 비춰지는 게 싫어요.
해서 인서울 대학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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