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나라에 어떤 사람은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하늘과 땅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걱정이 되어 밥도 편하게 먹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이웃 사람은 그에게 설명합니다.
하늘과 땅은 기운과 흙이 모인 것이니 무너질 일이 없다고 말이죠.
그제야 걱정하던 사람은 마음이 편해졌다고 합니다.
기우라고 하는 고사성어 이야기입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지적하는 교훈을 담고 있죠 그런데 하늘과 땅은 정말 무너지지 않는 것일까요.
장여자라는 사람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어떻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냐고 말이죠.
만약 무너진다면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냐고 말합니다.
이들을 본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하늘과 땅이 무너질지 무너지지 않을지 모른다 이러나 저러나 매한가지인 것이다.
사람이 살아서는 죽는 것을 모르고 죽어서는 사는 것을 모른다 그러니 하늘과 땅이 무너지든 안 무너지든
마음을 둘 필요가 없다. 그는 하늘과 땅이 무너지고 안 무너지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까지도 초월하려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비어 있는 경지로 말이죠.
그는 바로 열자입니다. 열자는 존칭이며 본래 이름은 여러 구입니다.
그는 실존했는지 안 했는지 논란이 많은 인물입니다.
언제 태어나고 죽었는지도 명확하지 않죠.
기록이 부족할 뿐더러 비상식적인 이야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열자가 바람을 타고 다녔다는 허황된 이야기죠 열자는 기원전 4세기에 살았을 것이라 추정합니다.
전국 시대 정나라 출신이며 도가 인물로 분류됩니다.
도가 인물들이 되게 그러하듯 열자도 속세를 뒤로 하고 은자가 됩니다.
관직도 없이 40년 동안 일반 백성이나 다를 바 없이 지냈죠.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매우 가난하게 살았죠. 어느 날 정나라 재상을 찾아온 논객이 열자가 궁색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그가 뛰어난 도인임에도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말이죠.
그래서 재상은 관리들을 시켜 열자에게 먹을 것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열자는 거절했습니다. 같이 살던 아내는 탄식하며 왜 거절했냐고 물었죠.
그러자 열자가 말했습니다.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 말을 듣고 내게 곡식을 내렸다면 벌을 내릴 때도 다른 사람 말을 들을 것이오 이것이 내가 거절한 이유입니다.
열자는 무언가를 우려했을지도 모릅니다.
얼마 후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켜 정나라 재상이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
나라에 기근이 들자 열자는 고향을 떠나 위나라로 가게 됩니다.
제자와 함께 동행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던 길에 잠시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에 한 100년쯤 되어 보이는 해골이 있었죠.
여자는 그 해고를 가리키면서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나와 저 해고는 알고 있다. 일찍이 살아있던 일도 없고 죽어 있던 일도 없다.
그러면 이것을 슬퍼해야 할까 아니면 기뻐해야 할까 그리고 다양한 생명체가 생겨나고 없어지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그는 이어서 말합니다. 결국 모든 만물은 어떤 틀에서 나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뿐이지 열자는 삶과 죽음처럼 변화하는 것은 다시 본래대로 돌아갈 뿐이라고 했죠.
열자는 어디서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기록이 없습니다.
단지 그가 종종 스승들에게 도를 배우기도 하며 그것을 제자들에게 일러주는 장면들이 책에 적혀 있죠
열자 또한 돌을 체득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죽음이 큰 휴식일 뿐이며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반면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즐거운 삶도 이야기하죠.
이러한 내용을 다양한 인물을 빌려가며 우화로 펼쳐나갑니다.
이제 열자가 가진 사상을 쉽고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열자에겐 스승이 여럿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호구자림 노상 관윤자가 있죠.
특히 관윤자는 노자에게서 도덕경을 전수받은 사람으로 이름은 윤희입니다.
노자 사상은 관윤자에서 다시 열자에게로 전해진 것이라 추정됩니다.
그것이 나중에 장자로 이어졌다고 볼 수 도가 사상은 노자와 장자를 대표해 노장사상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노자와 장자 사이에는 열자라는 인물이 있었죠.
때문에 열자 사상은 기본적으로 노자 장자와 결이 비슷합니다.
물론 열자만이 강조하는 특색도 있죠.
열자라는 책은 총 8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열자와 제자들이 썼다고 하며 후대에 첨삭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열자 자신이 조롱당하는 모습 표현되어 있어 위작이라는 의심을 받기도 합니다.
보통 제자백가 책들은 저자 중심으로 적혀 있는데 말이죠.
열자 책은 장자 책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우화로 자신의 도가사상을 펼쳐 나갑니다.
이제 열자가 강조한 사상을 핵심 키워드로 살펴보겠습니다.
허 죽음 낙생
세 가지입니다. 먼저 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다는 뜻이죠.
공허하다고 할 때 허입니다. 역시 춘추에서는 열자는 허를 귀하게 여긴다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열자도 그의 책에서 허를 이야기합니다 고요하고 공허해질 때 비로소 도가 제자리를 찾는다고 말하죠.
공호하다니 대체 무슨 말일까요. 세상엔 올고 그름 선과 악
좋고 싫은 등등이 있습니다. 허는 이런 것들이 없는 경지입니다.
세속을 초월해 근본에 다가가라는 뜻이죠.
그 근본이라는 것이 마치 도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열자는 도라는 것을 허로 표현한 것이죠.
텅 비어 있어서 아무런 형체나 소리도 없습니다.
그곳에서 만물이 끝없이 생기고 없어진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우리가 태어나고 죽는 과정은
텅 비어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과정에 불과할 뿐이죠.
그렇기에 죽음이란 것도 특별할 게 없습니다.
다음 알아볼 키워드는 죽음입니다. 열자는 죽음 또한 만물이 나고 치는 과정 중 하나이기에 특별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아니 오히려 죽음이 큰 휴식이라고 생각했죠.
그는 다른 인물들을 빌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가 공부를 그만두고 쉴 곳을 찾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공자는 무덤을 가리키며 저것이야말로 편히 쉴 곳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제자는 깨닫습니다. 군자는 자연 법칙대로 우는 죽음을 편히 여기고 소인은 죽고 사는 이치를 몰라 죽음의 공포감을 느낀다고 말이죠.
물론 이 이야기는 꾸며낸 것일 겁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인물들을 빌려 죽음에 대해 언급하죠.
열자는 죽음이란 것을 휴식으로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죽은 이가 다른 곳에서 태어나지 않겠는가 하는 언급도 있습니다.
마치 불교 사상인 윤회와 닮았죠.
열자 책에는 불교 사상이 조금씩 스며들어 있습니다.
때문에 열자가 후대에 만들어진 위서라는 의심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열자는 죽음을 두려운 존재가 아닌 편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살고 있는 삶도 긍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키워드는 낙생입니다.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즐기라는 뜻입니다.
이를 나타내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공자가 길을 가다가 한 노인을 만납니다.
그 노인은 금을 타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죠.
그래서 무엇이 그리 즐겁냐고 물어봅니다.
노인은 대답했습니다. 즐거운 첫 번째 이유는 사람으로 태어나서이고 둘째는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이며 셋째로는 오래 살았기 때문이오 비록 가난하지만 선비로서는 당연한 일이며 때문에 삶을 마치는 것 또한 걱정되지 않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노인이 훌륭하다며 칭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열자 책에는 양주 편이 따로 실려 있습니다.
양주 또한 도가 인물로서 비슷한 시대를 살았을 것이라 추정하죠.
양주는 자기 자신을 위한다는 뜻인 위아사상을 가졌습니다.
이것이 열자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보이죠.
열자는 양주라는 인물을 다루면서 주어진 삶을 즐기라고 말합니다.
도가 임무라면 노자와 장자가 떠오르지만 사실 열자까지 도가 3인방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노자와 장자 사이 인물인 것으로 보이죠.
혼날 당나라 때 열자는 충허지인으로 추봉됩니다.
송나라 때는 도덕경 장자 열자까지 연구했다고 하네요.
열자가 중요한 도가 인물 중 한 명이란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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