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997조에 보면 상속은 사망으로 인하여 개시된다고 나옵니다.
상속이란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재산을 물려받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재산에는 현금이나 부동산 같은 것뿐만 아니라 빚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상속을 받았다가 재산보다 빚이 더 많아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한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가진 거라곤 빚밖에 없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면서 빚을 모두 상속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 이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빚쟁이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누군가가 사망한 뒤 그 사람의 재산을 누가 물려받을지는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천조에 보면 상속을 받게 되는 가장 1순위는 직계 비속 2순위는 직계 존속이라고 나옵니다.
여기서 직계 비속은 자신보다 아래쪽에 있는 혈족 즉 자식이나 손자를 말합니다.
직계 존속은 자신보다 위쪽에 있는 혈족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을 말합니다.
참고로 배우자는 직계비속이 있다면 직계비속과 같은 순위 직계 존속이 있다면 직계 존속과 같은 순위가 됩니다.
누군가가 사망했을 때 예를 들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재산을 상속받으려면 원칙적으로는 법원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진 재산이 빚보다 많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자식끼리 나눠 가지면 됩니다.
이것을 단순 승인이라고 합니다. 민법 제1019조를 보면 신고는 사망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고 나오지만 민법 제1026조에 의해 기간 내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단순 승인을 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죠.
만약 재산보다 빚이 많다면 한정승인이나 상속을 포기한다는 신고를 해야 합니다.
역시 신고는 사망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하는데 상속 포기는 재산도 빚도 아무것도 받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고 한정승인은 상속받는 재산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현금 5천만 원과 5천만 원으로 평가받는 집과 10억의 빚을 상속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정 승인을 하면 상속받은 뒤 갚아야 하는 빚은 1억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물려받는 재산과 빚이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해 어떤 식으로 상속받을지를 선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속받으려는 내가 너무 어려 이런 것들을 잘 모른다면 특히나 재산보다 빚이 많은 상황이라면 3개월 이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단순 승인으로 간주돼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는 민법 제천조에 의해 출생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1순위 상속인에 해당돼 태어나자마자 빚이 있는 말도 안 되는 난이도로 인생을 시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3월까지 부모에게 물려받은 빚을 감당하지 못해 미성년자가 개인 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80건이라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명 이상의 미성년자가 파산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만 이 정도이니 실제로는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죠.
상속은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처리해야 합니다.
대부분이 이것에 대해 잘 몰라 빚까지 물려받게 되는데 문제는 이것에 대해 안다고 해도 미성년자는 혼자서 상속 신고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민법 제120조에 의해 법정 대리인과 함께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혼을 하거나 따로 사는 경우 연락이 되지 않아 빚을 그대로 물려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관련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습니다.
그 결과 2022년 8월부터 법무부에서는 민법을 개정해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뒤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게 바꾸었습니다.
민법 제119조에 새롭게 제4항이 신설됐는데 이것을 보면 미성년자가 성년이 되고 나서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한정 승인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미성년자일 때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면 성년이 된 날로부터 3개월 안에 한정 승인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빚 대물림 방지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법은 법정대리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빚을 그대로 물려받는 것을 방지하거나 빚을 물려받게 되는 자식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난 뒤 한정승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성년자일 때 부모의 재산을 처분한 뒤 성년이 됐을 때 한정승인을 하는 식으로 악용할 여지가 있으니 이것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과연 부모가 진 빚을 자식이 갚는 게 맞는 것인지 그렇다고 한다면 역으로 부모가 번 돈을 자식이 가지는 게 맞는 것인지 한정 승인을 하거나 상속을 포기해버리면 채권자 즉 돈을 빌려준 사람의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줄 것인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단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상속을 결정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3개월 안에 신고하지 않으면 빚이 아무리 많아도 단순 승인이 되는 것이 맞는 걸까에 대한 것들을 생각해보면 상속이라는 것은 마냥 쉽게 볼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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