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와 소치 허련의 남종화
남종화는 드높은 학문과 고결한 인품을 쌓은 문인들이 그린 그림으로 문인화라고도 한다. 사실적인 표현보
다는 내면의 정신세계를 드러내는 것을 중요시하여 학문에 정진함은 물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 붓으로
표현해 내는 수련이 필요하다. 그림 하나에 자신의 정신을 모두 담아 많은 이야기를 꽃피울 수 있게 하는 남
종화의 매력은 김정희로부터 시작된다.
제주도 유배 시절에 그린 「세한도」는 남종화의 진수를 보여 주는 작품
이다. 황량하고 차가운 풍경 속에 꼿꼿하게 서 있는 소나무를 그린 이 작품은 비록 어려움에 처했지만 선비의
올곧은 정신은 살아 있음을 드러내는 김정희의 마음을 담고 있다. 평생 벼루 열 개에 구멍을 내고, 붓 천 자루
가 뭉뚝해질 때까지 쉬지 않고 붓질을 했던 김정희의 예술혼은 허련에게 전수되어 빛을 발한다. 남종화의 정
신과 화법, 필체를 고스란히 배운 허련은 산수화와 추사체가 잘 어우러진 「선면 산수도」를 그리며 남종화의
대가로 불린다
소치 허련의 작품과 초묵법
허련은 산수, 인물, 매, 죽, 노송, 모란, 파초 및 괴석 등을 모두 잘 그렸다. 산수에 특히 뛰어났고, 모란을 잘
그려 ‘허모란’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허련의 회화는 자유분방한 필치와 담채의 독특한 색감에서 개성
을 보인다. 인물화의 경우 김정희의 초상을 비롯해 화보풍의 고사 인물을 잘 그렸다.
초묵법은 짙은 먹색을 지칭하는 농묵과 비슷하지만 더 짙은 먹색을 낸다. 적묵(마른 담묵 위에 점차 짙은
먹을 덧칠해서 중첩하는 기법)과 비슷한 기법으로 적묵보다 조금 마른 붓으로 여러 번 칠해서 짙은 먹색을 낼
때 쓰는 방법으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초묵법으로 그려진 그림이다. 소치 허련에 의해 김정희에게 전
달되었다고 전해진다.
≆ 출처: 박은순(2008),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그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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