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허리 통증 때문에 자주 가던 정형외과 선생님이 요가, 필라테스 선생님들 말 듣고 무리하게 운동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의학 지식이 없는 사람들 말 듣고 운동하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제아리아과 선생님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참고로 저는 요가와 필라테스는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사람이 필라테스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고요 저도 요가를 정말 배우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나서 못하고 있어요.
이런 운동들은 자기 근육을 사용해서 몸을 컨트롤하는 법을 익히는 능동적인 운동이고,
대부분 요가나 필라테스 선생님들이 의학과 운동의 경계를 명확하게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저는 이런 운동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카이로프랙틱이나 추나요법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하고, 수동적으로 외부에서 힘을 받아서 관절이나 인대의 압력이 가해지니까 진짜 환자들에겐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지인들에게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과 지식에서 나오는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어쨌든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재활 운동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입니다.
보통 우리가 부상을 당하거나 만성적인 통증이 있을 때 운동을 통해서 재활해야 된다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리고 운동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정보가 있는데, 당장 인터넷만 쳐봐도 운동 방법에 대해서 수백 가지 글과 영상이 올라오죠.
그중에서는 굉장히 전문적인 정보를 알려주시는 분들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기꾼들도 있죠 뭐.
어쨌든 어디가 아플 때 어떻게 운동을 하는가에 대해서 많은 정보가 있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언제 운동을 하냐입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재활의학과 레지던트 4년 차 때 주지수 체육관을 다니고 있었는데, 같은 체육관에 의대생들이 있었거든요.
그 중 한 분이 스파링 중에 어깨 관절을 꺾는 기무라라는 기술에 당해서 회전균계가 찢어졌습니다.
그분이 그때 본과 3학년인가 4학년이었는데, 나름대로 의대생이고 고학년이니까 어느 정도 의학 지식이 있어서 회전근개 파열은 어떤 근육이 찢어지고 어떤 운동을 해야 되는지 혼자 공부해서 재활 운동을 하셨어요.
어떻게 됐을까요?
증상이 더 안 좋아져서 저한테 상담을 하셨습니다.
찢어진 근육은 상부 가시근인데, 상부 가시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근육이 찢어졌을 때는 운동을 하면 안 되고 일단 찢어진 근육이 다시 붙을 때까지 쉬어야 됩니다.
찢어진 근육을 강화한다고 계속 사용하면 더 찢어질 뿐이겠죠.
비단 근육뿐만 아니라 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대가 늘어났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쉬는 게 치료법이죠.
그 친구도 운동을 쉬고 좋아졌어요. 지금은 정형외과 전문의가 되셨는데 이제 저보다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서 훨씬 더 잘 아시겠죠? 어쨌든 근육이 찢어지고 인대가 늘어났을 때는 냉찜질을 해주고, 진통, 소염제를 먹고, 해당 부위를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됩니다.
그게 올바른 치료법이죠. 그럼 재활운동은 언제 해주냐
찢어진 근육이 다시 붓고 늘어난 인대가 정상이 되면 그때 재활 운동을 하는 겁니다.
아니 그럼 다 낳은 건데 왜 재활 운동을 하냐고 의문이 생길 수 있겠죠.
아까 부상 부위를 움직이지 말고 고정해야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금세 근 위축이 생기고 관절이 굳어버립니다.
이렇게 약해진 근육과 뻣뻣해진 관절을 예전같이 만들기 위해서 재활 운동을 하는 거예요.
장기간 한쪽 근육이 약해져 있으면 신체 균형도 무너져 버리니까
이렇게 재활 운동이라는 건 해부학과 생리학을 바탕으로 하는 아주 상식적이고 물리적인 과정이고요.
무슨 신비한 방법이 있어서 아픈 환자가 재활 운동을 하면 갑자기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뭐 그런 건 제가 하는 한 없습니다.
거의 모든 근 골격계 질환은 이렇게 상처가 낫길 기다린 다음에 재활 운동을 해야 됩니다.
무조건 빨리 운동을 하는 게 좋은 건 아닌 거죠.
물론 최대한 빨리 운동을 해야 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예를 들어 뇌경색이나 뇌출혈 환자들은
뇌세포, 즉 신경계만 파괴된 거기 때문에 근육이나 인대는 아주 멀쩡하고 그래서 혈역학적으로 안정만 되면 최대한 빨리 재활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죠.
그리고 근골격계 질환이 있을 때도 무조건 가만히 있어야 되냐 하면 또 그런 건 아닌 게 예를 든 것처럼 회전 경계 파열이 있을 때 어깨만 고정하고 스쿼트나 사이클 같은 하체 운동을 하면 성장호르몬이나 남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면서 파열된 근육의 회복 속도가
증가하겠죠. 뭐 이렇게 질병별로 세부적인 면에서 약간 다르긴 하지만 일반인이 흔하게 경험하는 근골격계 질환들 예를 들어 인대나 근육이 찢어진 경우에는 찢어진 상처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활 운동을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상처가 회복됐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인대나 근육은 피부 밑에 있기 때문에 보이지가 않죠.
그렇다고 근육이나 인대가 붙었는지 확인하려고 일일이 초음파나 mri를 찍을 수도 없고
제가 생각하기에 운동을 시작하는 타이밍을 잡기 위한 가장 적절한 지표는 본인이 느끼는 통증입니다.
예를 들어 여기 손목 인대를 다친 환자가 있다고 가정을 하고 손목을 꺾었을 때 통증이 있다면 인대가 아직 회복이 안 된 거겠죠.
물론 굉장히 단순화해서 얘기한 거고 통증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이 통증의 원인이 근육인지,
인대지, 힘줄인지, 신경인지 간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해부학적 지식이 있어야겠죠.
파열된 인대가 붙었는데 주변 근육이 긴장해서 생긴 근육통을 인대통으로 착각해서 운동을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이전에 부위별 통증을 감별하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 놓은 게 있으니까 여기서 확인을 한번 해보시고요.
아까 제가 mri나 초음파를 말씀드렸지만 제대로 된 해부학적 지식만 있다면 재활 운동 타이밍을 잡는데 본인이 느끼는 통증이 mri나 초음파 같은 고가의 기계들보다 훨씬 더 정확한 지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십자인데처럼 통증을 느기 전에 파열돼 버리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죠.
이런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필요한 거고요.
그럼 오늘 영상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재활 운동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부상 후에 약해진 신체 부위를 부상 전으로 되돌리기 위해 하는 거다.
일반인이 경험하는 레벨에서 대부분의 재활 운동은 통증이 사라진 뒤에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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