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어느 상가의 월세입니다.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10만 원입니다.
거의 거저 주는 수준의 월세이지만, 아무도 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10만 원임을 알리는 종이는 거의 찢어져서 버려진 것과 다름이 없는 수준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이곳은 동대문 테마 상가 가장 꼭대기 층의 식당가입니다.
서울 한복판 고층 빌딩에서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갖춘 식당가입니다.
하지만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이 손님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창 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하는 손님도 없고, 메뉴를 찾는 손님도 없습니다.
장사가 안 되니 식당도 모두 문을 닫은 상태로, 한두 군데만 제외하고 모두 영업을 중단한 현실입니다.
90년대부터 동대문 상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상권이었습니다.
수많은 다양한 패션과 옷, 먹을거리가 동대문 한 곳에 집합되어 있으니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래된 제일평화시장부터 시작해서 헬로apm, 밀리오레, 굿모닝시티와 같은 고층 테마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며, 동대문의 전성기는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습니다.
내수 수요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을 아우르는 한류 열풍이 시작되면서 동대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그때는 동대문 어디를 가나 관광버스가 줄지어 이동하면서 관광객을 내리고 태우고, 완전히 북새통이었던 모습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더 이상 한국을 찾지 않으면서 한 차례 열기가 꺾였습니다.
중국인이 오지 않으니 수요의 절반 이상이 급감해 버렸는데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한 차례 더 수요가 꺾여버렸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설상가상이란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은 정도입니다.
물론 이제는 코로나로 인한 규제도 완화되고, 거리 두기도 사실상 끝나가는 수순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 보고 계신 것처럼 동대문 상가의 활력은 회복될 기미를 찾기 어렵습니다.
사실 동대문 상가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보신 분들이라면 동대문에서의 쇼핑 기억이 마냥 좋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당시 동대문 상권에서는 터무니 없는 가격과 선을 넘는 호객 행위, 불친절과 강제 영업과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호객 행위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제는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영업 수요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장사를 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미 수요는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 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제 동대문 밀리오레, 동대문 헬로apm과 같은 테마 상가의 수요는 모두 빠져버렸고, 많은 오프라인 수요는 온라인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래서 동대문의 미래가 더 불안해 보이기만 합니다.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에 동대문에는 31개의 상가와 2만 5천여 개의 도소매 점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창출되는 상권 일자리만 해도 50만 개 이상이었습니다.
상가에서 일하는 일자리뿐 아니라 주변 식당, 노점, 봉제, 도소매 유통에서 나오는 일자리 등 이곳 동대문 상권은 말 그대로 돈이 쏟아지는, 돈이 흐르는 입지였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이제는 영업을 하는 상가보다 문 닫은 상가와 아예 공실인 상가가 2배, 3배는 많아졌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것과 같이 그나마 근근히 장사가 되는 1층과 2층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지나서 3층 이상으로 올라가면
공실률이 치솟습니다. 언뜻 보아도 3층 이상부터는 공실률이 최소 50%, 많게는 70%, 80%는 되어 보였습니다.
현장 답사를 나와서 전체적으로 둘러보았지만, 돌아다니는 매 순간 오히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동대문 테마 상가는 각각의 구좌를 개인이 분양받은 후 분양받은 개인이 다시 임대를 놓는 형태입니다.
보통 한 구좌가 한 평이 조금 넘고, 두 평이 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각각의 구좌 면적이 작다 보니 지금 보고 계시는 것처럼 굉장히 협소하고 침침한 분위기입니다.
임대료를 반으로 낮추고 깎아줘도, 관리비 절반을 임대인이 부담해 준다고 해도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전무합니다.
상가에서 장사를 하고 계신 분들의 현실도 팍팍합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낮 동안에는 영업을 하고, 저녁부터는 부족한 수입을 채우기 위해서 식당으로, 다른 상가로, 또 부업과 투잡을 나가는 현실입니다.
혹은 어차피 손님이 오지를 않으니 낮에도 상가는 불만 켜두고 다른 곳으로 부업을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것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불은 켜져 있지만 주인은 없는 상가가 잇따르고, 물건은 많지만 검은 천으로 다 막아둔 상가가 즐비한 이유입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곳은 동대문 헬로apm 6층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왕홍 라이브 방송 센터입니다.
왕홍이라 불리는 중국의 유통 큰 손들이 한국에 와서 중국에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하면서 물건을 중국에 파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도 불이 모두 꺼지고, 아예 철문이 닫힌 상태로 영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만의 패션과 디자인이 있었고, 우리나라의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며, 동대문에서 나오는 의류와 자파가 중국의 막대한 물량이 수출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감성, 한국의 품질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중국의 유통 큰 손들도 한국 물건을 많이 팔아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동대문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물건을 저렴한 값에 파는 곳이 아니라, 거꾸로 중국에서 떼온 물건에 마진을 붙여서 파는 상권이 되었습니다.
중국 물건을 들여와서 소위 택깔이라고 하는
메이드인 차이나를 메이드인 코리아로 상표만 바꿔서 다시 되파는 행태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우리나라 손님도 떨어져 나가고, 중국의 유통 큰 손들도 한국을 찾지 않습니다.
중국 사람이 중국 물건을 중국에서 사면 더 싸고, as도 편하고 경제적인데,
똑같은 중국 물건을 한국까지 와서 살 이유는 전혀 없겠지요.
이처럼 동대문 상권이 몰락하는 이유는 상당히 복합적입니다.
동대문만의 뛰어난 품질 메리트가 없어졌고, 많은 수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리고 동대문 상권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상태입니다.
마치 용산 전자상가에 가면 오히려 덤터기만 쓰고 온다는 인식이 매우 강해서 용산 전자상가도 몰락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것처럼 그나마 저렴한 가격에 운영되는 당구장, 실내 골프 연습장, 헬스장 정도만 한두 명씩 드문드문 손님들이 모이고 영업을 이어가는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떠셨나요 여러분 지금까지 동대문 상권의 몰락, 동대문 상가 보증금 100개,
월세 10만 원짜리도 아무도 찾지 않고 있는 이곳의 현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영상을 여기까지 보신 많은 분들이 아마 결국 올 것이 왔네 내가 그럴 줄 알았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이처럼 동대문 상권은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도 인식이 안 좋고, 외국인 관광 수요도 이제는 뚝 끊긴 상태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더 편하고 더 저렴하게 쇼핑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동대문은 그 어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다시 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이는 현실을 이번 현장 답사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차라리 쇼핑몰 관리 차원에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구자를 모두 싼 값에 다시 매입해서 건물을 통째로 리모델링을 하든, 쇼핑몰을 용도 변경을 해서 오피스텔이나 호텔 혹은 오피스 빌딩으로 바꾸어 버리든 하지 않으면 동대문은 앞으로도 점점 더 하락세를 걸을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동대문 상권이 급 반전을 해서 다시 활황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누군가 10만 원 정도 주고 옷을 사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동대문을 찾으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냥 온라인에서 사거나 다른 복합 쇼핑몰을 가시겠습니까? 그 대답에 동대문의 미래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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