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목, 멋진 날개, 뛰어난 뇌, 무서운 이발.
이처럼 생물계에서 특정 형제를 발현시켜주는 유전자들은 수억 년에 걸쳐 이루어진 생존 게임의 흔적이자 진화의
선물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사람들은 특정 형질이나 기능을 얻는 것
진화라고 오해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를 잃는 것도 진화이며, 때로는 잃는 것이 생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 인류 역시 예외가 아닌데요 그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타민 c.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해비만 쬐면 합
할 수 있는 비타민 d와 달리, 비타민 c는 과일이 됐든 영양제가 됐든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도 그럴 것이 포도당이 비타민c로 합성되는 과정 중 마지막 단계에서 반드시 글루노락톤 산화 효소가 필요한데, 인간에겐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없는 건 아니고, 있긴 있는데, 돌연변이가 일어나 재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포유류 중 비타민c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종은 박쥐와 기니피그,
인간을 포함,
직비 원유에
계속하는 영장
반면 직비 원유가 아닌 곡비 원유를 비롯한 나머지 포유류들은 모두 체내에서 스스로 비타민c를 만들 수 있죠.
이 사실을 처음 발견한 과학자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에 필요하고, 물질 대사의 조요소이자 강력한 항산화제로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였기 때문에 이를 합성하는 유전자가 고장 난 채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해 왔다.
사실은 선뜻 받아들여지기
하지만, 과학자들은 금세 답을 찾아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의 가이드루윈 박사는 영장류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비타민 c를 합성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어난 시기가 약 6천100만 년 전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겁니다.
그런데 이 시기가 어떻게 답이 될 수 있었던 걸까요? 과학자들의 해석은 이랬습니다.
여기 그래프에서 보듯, 6,100만 년 전은 팔레옷의 말로 지구의 기후가 점차 온화해지면서 지구 곳곳이 열대우림으로 변해가던 시기였죠.
덕분에 영장류들은 주변에
손쉽게 과일을 구할 수 있었고,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었던 겁니다.
따라서 이를 합성하는 유전자가 망가지더라도 생존에 큰 무리가 없었다는 주장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주장은 과학자들에게 또 다른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과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라도,
비타민c를 만들지 못하는
비타민c를 스스로 합성하는 형질보다 진화적으로 특별히 유리한 점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죠.
즉, 왜 이 형질이
직비 원유 전체에
퍼져 지금까지 살아남게 된 건지 이해가 안 됐던 겁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영장류가 비타민 c를 만들지 못하게 되면서 얻게 된 진화적 이점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여기에는 여러 가설들이 존재하는데요.
먼저, 체내에서 비타민c를 만들려면 그 재료가 되는 포도당이 꼭 필요한데, 만약 비타민c를
과일에서 직접
얻을 수 있다면, 기존에 비타민c를 만들 때 쓰던 포도당을 뇌와 같은 다른 기관의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 c를 만들지 못하는 형질이 생존에 더 유리해졌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즉, 비타민c를 스스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양분을 다른 기관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거죠.
두 번째 가설은 지난 2001년,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생화학자였던 베리 할리웰 교수가 주장한 활성산소 가설입니다.
비타민c는
항산화제이기도 하지만, 간에서 이를 만드는 과정 중 글루누락톤
산화 효소가 하는
단계에서 과산화수소 같은 활성산소가 발생한다고 밝혔죠.
그리고 이것들이 너무 많이 쌓이면 세포를 손상시
때문에 만약 과일을 통해 비타민c를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비타민c를 직접 만든
대사는중단되는 편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 거라고 주장했죠.
쉽게 말해, 직접 음식을 요리할 때, 불필요한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이 생긴다면, 차라리 외부에서 사 먹는 편이 더 낫다는 겁니다.
이후 2008년, 프랑스 몽펠리아 분자유전 연구소에 아멜리에 박사는 이른바 재활용 가설을 들고 나왔는데요 그녀는 다른 포유르들과 달리, 유독 비타민c를 만들지 못하는 인간과 영장류, 그리고
지와 기니피그의 적혈구 막에 이상하리만치
원이라는 막 단백질이 많이 발현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단백질이 포도당 운반 외에, 이미 사용된 비타민 c인 dha를 흡수해 다시 비타민c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죠.
쉽게 말해, 비타민c를 재활용하는 겁니다.
즉, 인간은 비타민c를 직접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기전으로, 비타민c를 한 번 섭취하면 마른 오징어에서 먹물을 짜듯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작을 갖추고
있었던 거죠.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있는 쥐는 체중 1kg당 약 60mg의 비타민c가 필요한 반면, 사람은 1kg당 약 1mg만 있으면 충분하죠.
정말 엄청난 효율성 아닌가요? 여기에 추가로, 지난 2019년, 독일 호에나임 대학교의 생리화학자인 한스 콘나트 박사는 dha로 산화된 비타민 c가 앞서 말한 막 단백질인 글루드 1을 통해 적혈구에 들어온 뒤, 다시 비타민c로 만들어,
과정에서 세포와 dna를 손상시키고,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자유 라디칼을 상당량 줄여준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인류의 조상이 비타민c 합성 능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종들보다 생존에 더
고지를 점하게
비결이라고 다.
사실 비타민c와 비슷한 사례는 여러
있는데, 그 중 다른 하나가 바로 요산이죠.
인간은 물질 대사의 부산물로 요산을 생성하고, 이를 소변,
배출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인간은 다른 포유류들보다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3배 이상 높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때문에 요산은 체내에서 종종 결정화가 잘 일어나고, 이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의 원인이 되죠.
하지만 흥미롭게도, 인류의 먼 조상 케냐 피테쿠스나 드리오피테쿠스 등이 살았던 1600만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요산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
이 시기에
요산 분해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생겨 기능을 상실하게 됐고, 지금의 인류까지 이어져 온 거죠.
어째 좀 이상하지 않나요? 요산을 분해해주는 이 좋은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났다면 분명 생존에 불리했을 것만 같은데, 어떻게 유인원들은 이 유전자를 지닌 채 지금까지 진화해 올 수 있었던 걸까요? 지난 2015년, 콜로라도 의과대학의 리처드 존슨 박사는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을 통해, 그 원인이 에너지 비축에 있다고 주장했죠.
그는 1600만 년 전쯤부터, 이 그래프에서 보듯, 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의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열대 우림이 초원으로 변하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초기 유인원들은 겨울마다 식량난에 시달렸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때 우연히 유인원 그룹 내에 요산을 분해하지 못하는 돌연변이가 생겼죠.
존슨 박사는, 요산은 과일에서 섭취한 과당을 지방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촉진하는데,
유전자 변이로 유산을 분해하지 못하게 된 개체들은 혈액 내
요산 덕분에 과당을 지방으로 저장해 둘 수 있어,
먹거리가 부족해진 환경에서 다른 개체들보다 생존에 유리했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또 최근에는 요산이 뇌 신경을 보호해 준다는 가설과, 수백만 년 전, 염분 섭취가 어려웠던 환경에서
노사는 나트륨을 대신해
혈액 내 혈압을
해주는 역할을 했다는 가설도 있는데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먼 과거의 요산은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줬지만, 현대 사회에 이르러 충분한 과당과 염분 섭취로 인해 요산은 오히려 비만과 고혈압이라는 질병을 유발하게 됐다는 거죠.
요산과 더불어 멜라닌 색소 역시 망가진 유전자가 생존에 도움을 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등장한 초기, 인류는 몸에 터를 잃게 되면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 색소를 지니게 됐고, 따라서 당시 인류의 피부색은 짙었죠.
그런데 먼 훗날, 인류가 고의도 지방으로 진출하면서, 멜라닌 생성에 관련된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 피부색이
어진 개체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얼핏 생각하면, 이런 형질은 자외선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해 생존에 분리해 보이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바로 비타민d
때문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인류학과의 리나 자블론스키 박사는 스킨이라는 책을 통해, 위성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고의도 지역은 태양 에너지가 적에 도달하기 때문에,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한 자외선의 양도 적다고 말했죠.
그리고 이 때문에 고의도 지역에서 멜라닌이 많은 피부는 자외선을 차단해, 칼슘 대사와 면역계에 중요한 비타민 d의 합성률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합니다.
멜라닌이 많은 짙은 색 피부는
생존에 불리하다는 얘기죠. 결국, 수십만 년 전, 비타민 보조제가 없던 시절, 고의도 지역으로 이주한 인류 조상들 중, 멜라닌 생성 유전자가 망가진 변이 그룹만이 자외선을 잘 흡수해 비타민 d를 효율적으로 만듦으로써 생존을 이어나갈 수 있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된
겁니다. 이렇듯
과학자들은 진화 과정에서 인류가 잃어버린 유전자가 무려 2만 개나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 중 어떤 유전자들은 불 때문에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5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인류학자인
조지 페리 박사는 인류는 약 160만 년 전 쓴맛을 느끼는 일부 유전자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요.
그는 그 원인이 당시 호모 에렉투스가 사용하기 시작한 불에 있다고 주장했죠.
불로 음식을 구워 먹는
과정에서 식물의 독성 물질이 제거되기 때문에
인류의 조상들은 굳이 쓴 맛을 느끼는 유전자를 많이 지니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음식을 씹을 때 필요한 턱의 저작권과 관련된 myh16이라는 유전자 또한 침팬치에게선 정상적으로 발현되지만 인간에게서 이 유전자의 변이가 일어나 재기능을 못한다면서 이 역시 인류가 불로 요리를 시작하면서 부드러운 음식을 접하게 된 결과라고 덧붙였죠.
이처럼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인류가 있기까지 무언가를 얻는 것도 중요했지만 무언가를 버리는 것도 중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자연 현상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도 연결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