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를 둔 관계가 더 오래 간다.
너무 친밀한 교제는 피하라 남들을 너무 친밀하게 대하지 말고 그들도 당신을 그렇게 대하지 않게 하라 너무 친밀해지면 완벽함에서 나타나는 우월함도 빛이 바래고 존경도 얻지 못한다
별들은 우리와 멀리 있어서 그 화려한 광채를 유지한다 신적인 것은 존중을 얻지만 인간적인 것 경멸을 낳는다 사람 사이에서는 더 많이 보여줄수록 가진 것이 적어진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조용히 숨겨져 있던 결점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누구와도 너무 친밀하게 지내는 건 좋지 않다.
윗사람과 친밀하면 위험하고 아랫사람과 친밀하면 조심성이 없어진다.
천박한 사람들과 친밀한 것도 안 좋다
그들은 어리석어서 무리하게 굴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호의를 얻으면 상대방의 당연한 의무라고 착각한다 이렇게 과도한 친밀함은 천박함과 맞닿아 있다 가장 안전한 생존법은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만난다 하지만 그 모두와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사임도 있고 생각만 해도 불쾌하기 짝이 없는 관계를 맺기도 한다 심지어 스치기만 했는데도 생각지도 못한 위험으로 나를 끌어들이는 이와 만나기도 한다 이렇게 나에게 해를 주는 이들과는 애초에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현명한 사람의 태도다
사람을 사귀는 일을 항해로 비유하자면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려 난파될 위기가 있는 위험천만한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인 시인 호메로스는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현자 오디세우스의 입을 빌려 이런 말을 남겼다.
위험에서 멀어져라 언제나 가장 안전한 생존법은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하는 것이다.
사태를 관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열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물이 얕고 안전한 항구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때로는 약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물리적으로 때로는 도덕적으로 그것을 방치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의사에겐 처방의 학문만큼이나 무처방의 학문도 필요하며 때로는 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기술이기도 하다 거대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평온을 유지한다는 것은 손을 놓고 누워버린다는 것이다.
적절한 때에 양보하는 것은 훗날의 승리를 보장한다 샘물은 약간만 휘저어도 흐려진다.
이럴 때 샘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버려둬야 맑아진다.
꼭 나쁘지만은 않은 인생의 규칙 한 가지는 그것이 지나가도록 놔두는 것이다.
그러면 저절로 안정을 찾게 될 것이다.
경쟁자와 반대자에게 이기는 기술을 터득하라
경쟁자와 반대자에 대한 격멸이 비록 이성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그들을 격멸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중요한 것은 관대함이다 당신을 험담하는 자에 대해서 좋게 말하는 것은 찬사를 받고도 남을 일이다.
이보다 더 영웅적인 보복은 없다. 당신이 새로 얻게 되는 모든 행운은
당신에게 아기를 품은 자의 목을 단단하게 죄는 밧줄이며 당신이 얻게 되는 모든 명성은 경쟁자에게 지옥처럼 괴로운 일이다.
이것은 모든 형벌 중에서 최고의 것이다.
왜냐하면 행운에서는 독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경쟁자는 한 번 죽고 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시계 하는 자에 대한 찬사가 울릴 때마다 죽음을 경험한다 혀를 확실하게 관리하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의 핵심이다.
혀는 통제하기 어려운 짐승과 같다. 한 번 통제에서 벗어나면 좀처럼 다시 붙잡기 어렵다.
입을 가볍게 놀려서는 안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경박한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고 결국 신용을 잃게 된다.
사람의 인격은 그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법이다.
자기 혀는 자기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 마구 날 뛰지 않도록 확실히 제압하고 상황에 맞게 잘 다스려야 할 것이다.
혀를 잘 다루는 것이야말로 원만한 인간관계의 핵심이고 신뢰를 얻는 비법이다.
현명한 사람은 쓸데없는 잡담으로 다른 이들을 번거롭게 하지 않는다 해야 할 말만 간결하게 함으로써 일을 빠르게 진행시키고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
이렇듯 좋은 말은 짧게 하면 더욱 좋아지고 나쁜 말도 짧게 하면 그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다 물 한 양동이보다 와인 한 잔이 더 값비싼 것과 같다.
명언집에 실린 금원은 모두 짤막하다 지혜가 강렬하게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말을 장황하게 늘린다
말하는 요령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에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말을 줄줄이 늘어놓는 사람은 남들에게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남들이 청하지 않으면 주제 넘게 나서지 마라 주제 넘게 나서지 않으면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는다
남들의 존중을 받으려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라 자신의 인격에는 관대하지 말고 엄격하라 남들이 청할 때 들어서야 환영받는다 부르지 않을 때는 절대로 가지 말고 남들에게 청해질 때에만 가라 제멋대로 나서게 되면 일이 잘못될 경우에 모든 불만을 다 짊어지게 되어 있다.
반대로 일이 잘 된다. 하더라도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제 넘게 나서면 온갖 무시와 격멸을 당한다 뻔뻔하게 달려드는 차는 창피를 안고 돌아가게 될 것이다.
대화가 없는 우리를 떠올려보자 상대방을 이해하기도 나를 표현하기도 상당히 곤란할 것이다.
대화가 없으면 우리는 힘들다
그러나 대화의 성격상 일상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방심하다가는 실수하기 딱 좋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 뜻밖의 오해를 부르거나 눈물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상황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입을 열 때는 주의하고 또 주의하자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말이든 해라 그러면 내가 너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주고받는 말 속에 심리와 성격이 고스란히 담긴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결점에 익숙해지는 것도 배워야 할 제주다 지인의 결점에 익숙해져라
추한 얼굴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지인의 결점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의존적인 관계에 있을 때는 더욱 그래야 한다 함께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해도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추한 얼굴에 익숙해지듯 그들에게 익숙해지는 것도 삶에 필요한 수환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끔찍한 상황에서도 놀라지 않는다 물론 처음에는 겁이 나겠지만 그 공포는 차츰 사라지게 된다.
또한 깊이 생각하면 불쾌한 일을 예방하거나 견딜 수 있어서 좋다 남 얘기를 하지 마라 여러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때 절대로 꺼내선 안 되는 화제가 있다.
바로 남에 대한 이야기다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헐뜯어 눈앞에 있는 이들의 비위를 맞추려 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열한 짓이다.
이때 눈을 반짝이며 귀를 쫑긋 세우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비열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올바른 사람이라면 남의 험담을 들었을 때 자신 또한 그러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무리로 묵는 것이라 생각해 무척 불쾌하게 여길 것이다.
기왕 남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면 미덕이나 선행을 전하는 것이 좋다.
좋은 소문을 말하는 것은 이야기를 듣는 이들에게 에둘러 예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곁에 있다고 해서 모두 내 편은 아니다.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 사람들 중에는 무언가 꿍꿍이 속을 품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런 자들은 나의 진심을 알아보거나 비밀을 캐내기 위해 넌지시 떠보면서 유도 신문을 한다 그런가 하면 갑자기 면전에 대고 울화통을 쏟아내는 사람도 있다.
가슴을 흡엽하는 폭언을 서슴지 않고 조롱을 잔뜩 담아 빈정대기도 하며 상대가 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코웃음을 치기도 한다 시답지 않은 소문을 퍼뜨려 다른 사람의 사회적 신용을 떨어뜨리려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종류의 아기에 면역이 없는 사람은 마음에 큰 타격을 입기 쉽다 우리는 이런 매정한 무리에 잘 대처해야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전부 내 편은 아니다.
나쁜 짓을 한 적도 없는데 괜히 나에게 적의를 품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책은 마련해 두자 자신의 생각을 쉽게 드러내지 마라
마음속에 품고 있는 발을 사람들 앞에서 쉽게 말해 버리지 말자 하다못해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무방비 상태로 본심을 흘리지 않는 것이 좋다.
카드 게임에서 패를 들키면 이내 모든 돈을 잃게 되듯
내 생각을 남들에게 드러내면 그 끝은 결코 좋지 못할 것이다.
결정적인 패는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품 속에 감추고 있자 사람들은 내가 숨기고 있는 폐가 무엇인지 기대하게 될 것이다.
나의 생각을 분명히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오히려 아기의 찬 비난만 듣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그 생각이 어긋나기라도 하면 불행은 그만큼 더 커질 것이다.
선을 확실하게 지켜라 인간관계에서는 결코 정도를 지나쳐서는 안 된다
늘 절도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주체성을 존중하는 것이 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남의 일에 참견하거나 상대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서는 안 된다 자신의 행동이나 사상에 대해 다른 이가 참견하도록 허락해서도 안 된다 다른 사람과 자신 사이에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
이걸 확실히 지키는 것이 상대를 존중하는 길이다.
쉽게 믿지도 말고 쉽게 사랑하지도 마라 정신의 성숙함은 서서히 굳어가는 믿음에서 나타난다 거짓은 매우 범속하고 믿음은 매우 비범하다 쉽게 휩쓸리는 자는 나중에 창피를 당한다 상대방의 말에 의심을 품더라도 이를 알게 하지 마라
말하는 자를 당장 사기꾼이나 사기당한 자로 모는 것은 정중하지 못하며 수치심을 안겨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최악의 행위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바로 거짓말쟁이로 모는 일이다.
그러면 믿을 수 없는 자와 믿지 못하는 자 모두가 재앙을 겪는다 이야기를 들을 때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말하는 자는 확신할 수 있는 것을 말하라 의심하지 않음을 보이는 방식 중에 쉽게 호의를 보여주는 것도 있다.
그러면 말에서뿐만 아니라 행동에서도 속임을 당하지 않는다 한순간의 분노와 기쁨을 자제해야 한다
오랜 시간의 침착함보다 한순간의 분노와 기쁨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평생 따라다닐 창피가 짧은 순간에 마련되기도 한다 다른 이의 계략은 종종 의도적으로 그렇게 당신의 이성을 시험한다
그것은 당신의 정신 깊은 곳까지 탐엄함으로써 당신의 탁월한 두뇌를 극한까지 몰고 갈 은밀한 수단으로 사용되기 위함이다 이를 막는 방책은 자제하는 것이다.
특히나 갑작스러운 사건에서는 더 자제해야 한다
앙담은 이 사이로 열정이 새어나오려고 할 때에는 매우 탁월한 정신이 요구되며 격앙된 감정이 말을 타고 달리려고 할 때에는 억새고도 현명한 정신이 필요하다 위험을 제어하는 자는 신중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
그라시아는 흔히 20대에는 의지가 30대에는 지성이 40대에는 판단력이 사람을 움직인다고 말한다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시라소니의 눈동자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이성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상황에 필요한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놓고 올바른 것을 알아보며 선택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능력이 삶을 세련되고 풍요롭게 만든다고 말했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설레는 일을 하며 나답게 살기를 꿈꾼다 그러나 생존에 급급해야 하는 현실은 비루하기만 하다 살아남기 위해 상대의 낯빛을 살펴 분위기를 맞추거나 호감을 얻기 위해 내키지 않는 행동을 해야 할 때도 많다.
산다는 건 끊임없는 대립과 위선 혼돈의 연속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조언들은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나를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분명하게 우리에게 제시한다 생의 승패는 얼마나 탁월한 지략을 펼치는가에 달려 있다.
기나긴 역사를 돌아보면 책략이 없는 자는 도태되고 음모만을 쫓는 자는 버려졌다.
반면 지약과 약무에 능한 사람은 상대를 압도하고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며 승승장구했다.